생각 공유

회사와 나를 분리하자.

eeday 2023. 7. 29. 10:5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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요즘 업무에 감정을 빼려고 노력 중이다. 회사는 회사고 나는 나이며 회사에서 나의 가치를 찾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. 회사 외의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하며 행복을 줄 수 있는 것들 찾고 있고 야근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.

 

이렇게 마음 먹게된 계기는 이번에 기대한 것 보다 낮은 인사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. 결과가 나쁠수도 있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결과를 실제로 맞닥드리니 실망이 너무 컸다. 왜냐면 이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 이번 분기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.

 

올해 2월 기존에 있던 팀이 해체되면서 새로운 팀으로 전배되었다. 새 팀 첫날 절대 신입이라고 고과를 밑에서 깔아주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다. 낮은 고과를 줄 수 없을 정도로 열정과 성과를 보여주리라 다짐했다.

 

불행인지 다행인지 내 담당 업무에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쏟아졌다. 다른 팀원들의 프로젝트보다 월등히 많은 양의 프로젝트였다. 이전 팀과 업무 연관성이 높았기 때문에 곧 잘 적응할 수 있었고 힘들었지만 좋은 고과를 위해서 이것은 기회라고 생각했다. 가장 늦게 퇴근해 사무실 불을 끄고 나왔고 퇴근 후에도 업무를 진행한 적도 많았다.

 

하지만 고과는 내 바람과는 달랐다. 기대 이하였고 너무 허탈했다. 인사평가가 발표된 날 파트장님이 나를 따로 불러 미안하다며 어쩔 수 없었다고 이야기를 했다. 업무를 못해서 준 것이 아니라 회사 규정상 누군가는 받아야하는거라 미안하다며 사과와 위로를 했다. 소위 말하는 '짬순'으로 고과가 결정된 것이다. 이럴까봐 그 동안 노력한 것인데 너무 억울하고 받아들일 수 없었다.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.

 

하지만 이 일 때문에 남은 회사 생활을 망칠 수는 없었다. 회사의 평가와 나의 노력은 비례하지 않는 다는 것을 받아드렸다. 동시에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는 업무와 나를 분리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. 언제든 불합리한 일이 발생하는 곳이 회사인데 그런 곳에서 나의 가치를 찾으려는 것은 스스로를 힘들게 할 것이다.

 

대기업에 입사하기전 치열한 경쟁을 하며 살았다. 경쟁은 시험이라는 수단을 통해 이뤄졌고 시험은 노력과 결과의 선형성이 뚜렸하다. 그래서 앞으로 삶도 노력과 결과과 선형적일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. 하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서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. 특히 회사에서는 더욱 그런 기대를 하면 안된다.

 

여전히 나는 열심히 일한다. 하지만 그 전과의 차이는 퇴근 후에 나의 시간을 더 기대하고 있다. 헬스, 수영을 하고 있고 클라이밍도 배워 볼 생각이다. 요즘 드는 생각은 이제껏 나의 행복을 얼마나 타인의 평가에 기대며 살아왔는지를 느끼고 있다. 고과 뿐만 아니라 그 전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인정 받으려고 치열하게 살아왔던 것 같다. 하지만 이제는 타인의 평가가 아닌 내가 진정으로 즐거워하고 행복한 것들을 하며 내 삶을 채워갈 예정이다. 좀 더 자유롭고 주관적인 내가 되기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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